Director&Writer : Richard Linklater

Actors : Ellar Coltrane, Patrica Arquette, Lorelei Linklater, Ethan Hawke

Best Quote“I don’t know, I’m kind of thinking it’s the other way around, you know, like the moment seizes us.                      “Yeah, I know, it’s constant, the moments, it’s just — it’s like it’s always right now, you know?”


'12년간 매년마다 만나며 같은 배우들과 함께 하나의 삶을 그려낸 영화'라는 점만으로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 되어버린 "Boyhood"를 드디어 보았다!! Before Series를 통해 캐릭터의 스크린 밖에서의 18년이라는 세월을 무색하게 했던 , 심지어 이마저 '이후를 연결한다(Link + Later)인 Richard Linklater의 작품이었기에 이 영화의 존재를 알았던 순간부터, 정말... 흥분으로 가득차서 기다렸던 영화였다.

설령 감독을 잘 몰라도, 영화속 아역배우와 중간중간 성장과정에 나오는 배우가 동일 인물임을 모른다 할지라도, 훈훈한 기성영화로 봐도 손색없는 이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한번 그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참여했던 배우들이 하나같이 "이 영화가 영원히 개봉되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냥 우리들만의 것으로, 언젠가의 끝난다라는 마음 없이,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늘 모여 함께 영화를 찍기를 바랐어요"라는 인터뷰를 봤을 때마다, 도대체 배우들이 저렇게 말할 정도이면 감독의 이 영화에 대한 애착감은 얼마나 클까 - 하고 생각했었다. (주인공의 누나 역할을 감독의 딸인 Lorelei Linklater가 연기했다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의 필름은 몇통이나 될것이며, 그 수 많은 영상 가운데 어떻게 일부만을, 러닝타임 3시간만을 선택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너무 아까워서... 다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너무 다 쏟아부었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면 어떡하지 하는 우려를 했었는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왔던 대사이자, 이 영화의 essence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Mason이 대학생이 되어 인생의 새 챕터를 시작하는 날 만난 친구와 나눈 아래의 대사를 보며, 기우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Girl : You know how everyone’s always saying seize the moment?, I don’t know, I’m kind of thinking it’s the other way around, you know, like the moment seizes us.”

Mason : “Yeah, Yeah, I know, it’s constant, the moments, it’s just — it’s like it’s always right now, you know?”

그렇게, 12년의 세월을 연속적으로 구성하는 순간 순간 중에,  우리를 사로잡은 바로 그 마법과 같은 현재의 순간들로 그는 이 영화를 만들었고, 그 순간이 모여 '소년기'라는 영화의 타이틀을 만든 느낌이랄까. (여담이지만, Richard LInklater는 자신의 영화 생활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텍사스의 한 숲에 창고를 매입하여 보관했었는데, 2011년 산불이 나서 이 모든게 재가 된 경험을 한적이 있다. 에단호크가 이 사실을 듣고 그에게 괜찮냐고 위로의 말을 건내었을 즈음, 그는 이미 초월한 상태였다는 전설같은 일화가 있는데, 그래서일까? 오히려, 심지어 시청자는 공감하기 어려운 장면이라 할지라도, 그의 입장에선 12년의 수 많은 순간 중 가장 자신을 사로잡았던 순간을 고르는 작업이 그리 어렵기만 하지는 않았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감독이기에 여담이 길어진것 같긴하나....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제목에서처럼 Mason이라는 남자 아이의 성장기!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첫 시작 장면에 나온 Coldplay의 Yellow 가사 처럼, 하늘을 보면 별이 나를 위해 빛나고, 내가 만지는 모든 것들이 별빛과 같은 노란색으로 변할것만 같았던 어린 Mason의 삶은, 어느 평범한 이혼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게 돈을 버는 엄마와 2주마다 만나는 친구 같은 아빠, 그리고 매일매일 치고박고 싸우는 누나와 함께 였다.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리 불행하지도 않은 가정에서, 조금 더 편안한 삶을 주고자하는 책임감으로 Mason의 엄마는 대학교육을 받고 대학 교수가 되고자 하며, 그 안에서 (뒤늦게 알콜리즘을 가진 것으로 나오는) 교수인 남편과의 재혼과 이혼, 그리고 후에 본인이 교수가 된 이후 (뒤늦게 또 알콜리즘을 가진 것으로 나오는) 군인 출신의 학생과의 재혼과 이혼을 거쳐 Mason의 고등학교 졸업을 맞이하게 된다. 늘 친구같은 아빠는 밴드의 꿈을 갖고 있는 직장인으로, 이후 재혼을 하고 재혼한 부인 사이에서 아기가 태어나며, 쿨한 아빠를 상징했던 스포츠카를 팔고, SUV를 모는 아빠가 된다. 

"Recurrent Time in Life"과 같은 표현이 떠올랐다. 

그 순간 순간,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이라 생각 했던 결정을 내리며 교수가 되기까지, 관계의 설정만 조금 바뀌었을 뿐 유사한 2번의 결혼 실패가 있었고, 마침내 그 책임감을 다 완수한 순간이 되었을 때 대학교 기숙사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Mason을 보고 눈물을 터뜨리며 "Is that all there is? I thought there would be more"라는 엄마와,

 Mason의 누나, Mason의 졸업에 있어 부모로서의 책임감의 무게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으나, 드디어, 어쩌면 처음으로 새롭게 부모가 되는 앞으로를 준비하는 아빠와,

그런 엄마 아빠를 뒤로 하고, 대학교 기숙사를 향해 차를 몰고 가던 중 라디오에서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I don't wanna be a big man.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Your masquerade, I don't wanna be a part of your parade. Everyone deserves a chance to walk with everyone else" 라는 가사가 나오자 볼륨을 키우는 Mason 까지.

"그렇게 석사 까지 따고 교수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헤매고 있는 우리 엄마"라는 Mason의 표현처럼, 늘 삶 속에서 헤매며 늘 이후엔 무언가 있을 것만 같고, 먼저 살아온 존재가 "무언가 더 있을 줄 알았어"라고 얘기하는걸 듣는다 할지라도, 누군가의 영웅에서 벗어나서, 다른이의 행진 대열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무언가를 기대하며 나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삶에서의 반복되는 시간, 우리 모두의 현재 진행형 소년기를 그리고자 했던게 아닐까.


 사실 이렇게, Mason의 뒷모습으로 영화를 끝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다른 기성 영화와 비슷했을 수 있었달까. 

하지만,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의 만남, 그리고 Orientation을 참여하는 대신 그들과 함께 산 정상에 올라 소리를 지르고, 우리가 순간을 잡는게 아닌, 순간이 우리가 잡는 것( the moment seizes us)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나만의 퍼레이드를 펼쳐나갈 기회의 첫 시작을 맞이한 모든이들과(Everyone deserves a chance to walk with everyone else) 함께하는 엔딩 장면을 통해, 그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 캐릭터가 어디선가 살아 있을 것만 같은 그 시간의 마법을 또 한번 완성시켰다! 

이후에 '중년기', '노년기' 영화가 나와도 절대 어색하지 않으리라.. (제목은 이거 말고 다른거여야하겠지만 ㅠㅠ )

12년에 걸쳐 나온 사회 문화적 big events(이라크 전쟁, 해리포터 5권 출판 기념식, Jason Lane의 홈런, 공화당 천지인 텍사스주에서의 오바마 지지 캠페인, NSA 정보 유출 등 ) 를, 완전 다 이해하고 보지 못한건 아쉽지만(이건 마치 우디 앨런의 midnight in paris를 볼떄와 같은 지적 무력감이랄까..) 1년 넘게 기대해온 거 그 이상으로 보는 내내 행복할 수 있던 영화였다. 

-26살, 여전히 헤매고, 기대하는 순간순간을 살아가며, 새로운 한주를 맞이하는 일요일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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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홍상수

Cast:  정유미(선희), 이선균(문수), 정재영(재학), 김상중(동현), 예지원(주현), 이민우(상우) 

Best Quotes: "그러니까, 니가 뭘 못하는걸 아는게, 그게 니가 누군지 아는 길이야."

재학 : 너 절대 무리하지 마라

문수 : 아니 무리를 해야 아는거잖아요. 가만히 있으면, 진짜 좋은걸 알 수 없는거잖아요

문수 : 아니 끝까지 파 봐야, 끝까지 파 봐야, 끝까지 파 봐야 가는거구, 끝가지 파 봐야 아는거구, 끝까지 파 봐야 나를 아는거 잖아요 . 그리고 끝까지 파고 가고. 파고 가고 

재학 : 알았다고. 끝까지 파는건 좋은데

문수 : 끝까지 파야 아는거고, 끝까지 파야 가서 뭐가 중요한지 아는거잖아요. 뭐가 좋은지 아는거잖아요 

재학 : 알았다고,끝까지 파는건 좋은데, 그건 니가 원하는걸 아는게 아니라 니가 뭘 못하는지 아는거야. 니 한계를 아는거야. 그래서 니가 누군질 아는거고. 

문수 : 그런거야?

재학 : 야 니가 원하는거는 엄청나게 많잖아. 그리고 그건 맨날 바뀌고. 야 상상은 항상 할 수 있잖아. 언제든지, 누구든지지. 그러니까 니가 뭘 못하는걸 아는게, 그게 니가 누군지 아는 길이야. 



내가 원하는게 아직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 그나마 감사하고, 

나는 앞으로 내가 뭘 못하는지를 점점 더 알아가게 되겠지만, 

두려워서 시도해보지 못하는 앎이 아니라, 적어도 체득하는 과정의 결과이기를 바라며, 

끝까지 파보기로 한다.

끝까지 파고, 끝까지 파고, 끝까지 가고, 그러다 보면 나를 알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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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을 접한 것은 아마도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서울 1964년 겨울'을 통해서 였을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왠지 "참으로 있어 보이는 외로움"을 한 없이 정제된 글자 하나하나로 써내려간 소설이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 이후로 문학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감탄을 금치 않는 '무진기행'이라는 책을 읽게 된 것은, 마치 이 책을 읽으면 그 문학 좋아하는 사람들의 그 전문성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러움과 시기심의 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무진기행'을 읽으면서, 그리고 '무진기행'과 같은 코드를 지니고 있지만 조금 더 신랄하게 다가왔던 '그와 나'를 읽으면서, 나는 두 소설의 '나'가 안타깝지만, 그냥 좋았다. 


부끄러움.. 두 소설의 인물들은 각자의 부끄러움을 지니고 있다.

학급 친구들이 나라를 위해 싸우는 동안 골방에서 죽은듯이 지냈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연히도 돈 맣은 부인을 만나 무진 출신 중 가장 잘나가는 사람이 되어버린 '나'를 시작으로, 인생에서 가장 잘 나가던 시절, 유행가가 아닌 오페라를 부를 수 있던 서울에서의 과거를 되찾고자 '나'에게 몸 바쳐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얘기하는 '인숙', 그런 인숙을 안쓰러워 하면서 동시에 연모하는 마음을 간접적인 편지로만 전달할 수 밖에 없는 '박선생', 세무사라고 떵떵거릴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낮은 학력의 과거를 지니고 개천에서 용났다라는 수식어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는 '조' 까지.....

순수한 연모의 부끄러움('박선생')부터, 자신이 기대하는 혹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에서 멀어져 있었던('나'와'조'), 그리고 멀어져버린('인숙', 그리고 결국 무진을 떠날 때의 '나'), 과거와 현재의 부끄러움이 '무진기행'에 공존하고 있다. 

한편 '그와 나'에는, 서서 기차를 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찍이 준비하여 좌석을 확보하였으나, 최소한의 양심상으로 자리를 양보해야할것만 같은 사람들을 안 보기 위해 눈을 감고가는 나의 눈꺼풀 위에 내리 앉은 부끄러움, 데모에 참여하지 않는(혹은 미래를 발명하는데 참여하지 않는다는) 부끄러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끄러움의 근원으로 끊임없이 회귀하지만, 과거를 되돌리지 못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그 폭발적인 감정을 일시적 멜랑콜리로 여겨 다시한번 자제하고 마는 부끄러움의 굴레. 근원인 동시에 굴레의 공간, 시간이 정체되어 있는 뿌연 안개속의 공간이 바로 '무진기행' 속 무진이라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 자신의 과거, 세계관의 흔들림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한 절망, 오만함, 그리고 이 모든걸 인식한 부끄러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또 하나의 무진이 '그와 나'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 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내릴 자신은 없지만, 그럼에도 무진기행 속 인숙으로부터 그 답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유행가를 부르고, 서울에서 온 처음보는 나에게 자신을 서울로 데려다 달라고 직접 말하는 그녀의 행동이 어찌보면 의존적이고, 속물만이 존재하는 무진의 흔하디 흔한 속물적인 행동일 수 있다.(그래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서울에 가기 싫어졌어요" 라고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울에 가고 싶어요. 단지 그것뿐이에요"라는 이 명확한 문장에서, 모든게 희미한 그 안개 속에서 자신이 바라는 바를 명확히 알고있으면서 지금의 현실에서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감내하며, 현실적으로 변화를 위한 시도를 실행 해나가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인숙'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굴레를 벗어나는 출발점은 그 때의 과거(아무리 노력해도 새로 시작할 수 없는 과거,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어야 하는걸지도 모르겠다.


두 소설 모두 희망과 해피앤딩 보다는 허무주의 혹은 절망을 그리고 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이다. '무진기행'의 '인숙'의 행동이 '나'에게 사랑의 충동, 그리고 결국 편지를 찢어버리는 부끄러운 회한을 남기고 끝이난다면, '그와 나'의 '그'의 말과 행동은 '나'에게 신경쓰임으로 시작하여 촌철살인의 충격과, 이로인한 부끄러운 방어를 남기고 끝이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그리 차갑고 절망적이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적어도 그런 상황과 그런 과거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인식할줄 아는 '나'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나'를 보며 공감하고 위안을 얻는것에서 그치고 싶지 않은, 2014년의 첫 주말을 맞이하며, 부끄러운 나는 언제나 존재할 것이고, 설령 그 원인을 변화시키는 것이 힘든일을 넘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현실에서 그 굴레를 뛰어넘는 것을 감당해 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조용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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